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연속 수업이 있었다. 한 팀은 파릇파릇한 대학생들이었고 한 팀은 연령층이 다양한 성인분들이었다. 이 두 팀은 여러모로 참 달랐다. 출판에 관심이 있어 출판 수업을 듣는다는 대학생들은 생기가 없었고 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책 만들기 모임을 하고 있다는 분들의 에너지가 넘쳤다. 선생님은 두 팀 모두에게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데 반응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만큼 판이했다. 대학생 친구들에게 있어야 할 생기가 보이지 않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들은 지쳐보였고 따분해 보였다. 어쩌면 그들이 생각하는 출판과 우리가 이야기하는 출판이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두 팀의 수업을 온전히 지켜보면서 나는 ‘좋은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좋은 시간은 좋은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느 한 쪽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가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이어야 만들어지는 것이다. 수업을 할 때 친구들에게 종종 함께 좋은 시간을 만들어가자는 이야기를 한다. 이 수업을 하기 위해 어제부터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 지 고민을 했듯 여러분은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재밌게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주었으면 한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요즘 어떠한 일이든 좋으니 한번쯤은 열과 성을 다하는 노력을 기울여보는 경험이 친구들에게 주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때에 포인트는 과정에 있지 결과에 있지 않다. 그렇게 해서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상관없다.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 그렇게 열과 성을 다했을 때의 기쁨 또는 희열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의 선택지 중 하나로 책 만들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언어나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그 학문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도 있지만 그것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책 만들기도 그러하다. 책만들기도 앞서 말한 과목들과 마찬가지로 그 결과물 뿐 아니라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태도로 임했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은 천차만별의 책이 완성된다. 우리에게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지지만 제각각 주어진 환경과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른 삶을 살아가듯 책 만들기 또한 똑같은 재료가 주어져도 각자의 생각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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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공방 체험학습 _ 가죽다이어리 만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