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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9 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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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책공방책학교 졸업식 _ 졸업증서 만들기



2017 제 2기 책공방책학교 졸업식_졸업증서 만들기



로컬 콘텐츠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손꼽아 기다리던 졸업이다. 평일에 열심히 일하고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을 해야 할 주말에 책공방에 나와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누워서 떡을 먹는 일처럼 굉장히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일이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나오면 좋긴 좋은데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물론 어떤 날은 가볍고 설레는 발걸음을 한 날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강의 차시가 뒤로 가면 갈수록 발걸음 또한 무거워졌을 것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책공방 수업은 어느 하루 쉬운 날이 없었다. 어떤 날은 일찍 오라는 둥, 어떤 날은 늦게 끝난다는 둥, 어떤 날은 기사를 읽고 오라는 둥, 어떤 날은 준비물이 있다는 둥 요구사항이 적지 않았다. 하물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즐겨야 할 마지막 수업인 졸업식 날마저도 각자에게 주어진 미션이 줄줄- 이었다. 졸업식 날 주어진 미션은 한 마디로 ‘일찍 와서 졸업증서 만들고 졸업 하십시오’였다.



진짜 공부는 손으로 몸으로 하는 공부라고 생각하는 교장 쌤의 교육방침 덕분에 10차시 동안 우리는 심심할 틈이 없었다. 졸업식은 평소 수업 시간보다 늦은 3시로 예정되었으나 1시까지 오라는 지령에 따라 우리는 한 손에는 선물을 한 손에는 음식을 들고 공방으로 모였다. 각자에게 주어진 두 장의 종이에 이름을 적고 동판에 잉크를 바르는 잉킹 작업을 한 후 조심조심 판화프레스에 올리고 그 위에 더 조심조심 종이를 올리고 프레스의 손잡이를 돌리기까지.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자연 건조로 하루 정도 놓아 두어야 겠지만 당장 오늘이 졸업식이므로 드라이기를 동원하여 말리고 또 말리고를 반복하였다. 그 후 재단 선에 맞춰 재단하고 이름을 적고 교장 쌤 도장 꽉- 눌러 액자에 끼워서 완성까지. 종이가 비뚤어지고, 도장이 잘못 찍히고, 액자가 불량이 나는 등 작은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여러 사람들의 손발이 착착착- 잘 맞아준 덕분에 우리는 예정된 시간에 졸업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식상하지만 정말 엊그제 입학식을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 같았는데 시간이 흘러 벌써 졸업이라니 기분이 묘했다. 매주 주말이 쉬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일이 있는 날로 정해져 버려 주말 반납이 당연해진 일상이 싫기도 했지만 매주 새로운 이야기로 새롭게 채워지는 맛이 있어 좋기도 했는데 이제 끝이라니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던 것이다. 간단하게 졸업식 1부를 마치고 기념사진 촬영 후 2부로 넘어가서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장 쌤은 함께 해서 즐거웠다며 말문을 여시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였다. 평상시에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는 이야기, 더 열심히 참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는 이야기, 강의도 공간도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 주변에서들 부러워 한다는 이야기,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없어서 아쉬웠다는 이야기 등 각자 다른 모습으로 기억된 그동안의 시간이 다시금 새롭게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교장 쌤께서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스무 명의 사람들이 모이기까지의 과정, 더 나아가 책학교의 문을 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세월이 흘렀고 결과물이 나왔노라며 앞으로 또 세월이 지나면 그에 대한 결과물을 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고 책공방은 그렇게 꾸준히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교장 쌤은 진짜 공부는 손으로 하는 공부라며 이번 과정은 시작에 불과하며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그러려면 여기 앉아있는 분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여기 모인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로컬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며 여러분이 바로 로컬 콘텐츠의 주인이고 여러분의 콘텐츠가 바로 로컬 콘텐츠라 했다. 여기 모인 여러분이 진정으로 여러분 우리 스스로의 오리지널리티를 찾는다면 그 안에 자연스럽게 로컬은 스며들어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오리지널리티를 보지 않고 주변의 시선에만 의식해서 살아간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것도 아니고 로컬콘텐츠도 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내가 과연 잘 참여할 수 있을까, 내가 책을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며 망설이던 사람들이 떨리는 마음으로 와서 자리를 빛내주었다. 그리고 열 번의 만남 동안 이런저런 사정들로 처음 마음과 달리 빠지기도 하고 늦기도 했지만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졸업장을 받아 들었다. 이번 제2기 책공방 책학교 과정은 ‘지역출판 전문가 양성’의 입문과정이었고 ‘지역출판, 다양성을 경험하다’라는 주제로 꾸려졌다. 하지만 지난 1기 때와 달리 ‘지역출판’이라는 단어를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우리 자신이 지역의 로컬콘텐츠로서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지난 1기 때처럼 서툴지만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것이 과연 지역 출판을 위해서 좋은 일일까 하는 고민이었다. 기관에서는 기관대로 힘들었고 책공방은 책공방 대로 힘들었고 수강생 또한 수강생대로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출판의 쓴 맛을 보여주기보단 새콤달콤한 맛을 즐겁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지금 현 시점에 필요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서울에서는 독립 서점, 동네 책방이 마치 유행하듯 번져나가고 있고 이러한 흐름에 발맞춘 것인지 우리 지역에도 이러한 책방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출판시장은 갈수록 어렵다고 하는데 책방 문화가 자리잡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지역의 출판문화가 수도권의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 지역만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 그리고 그러려면 이러한 차별화된 지역 출판에 대한 수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과정은 그러한 수요를 만들기 위한 기초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이번 과정에 참여한 이들 중에 원래부터 책을 좋아했던 분들도 계셨지만 반절 이상은 책을 좋아하기 보단 자기만의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를 가진 분들이었다. 참여자의 구성이 이렇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프레임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책을 만드는 곳에서 하는 출판전문가 양성 과정, 조금 낯선 조합의 강사진 구성 덕분에 책의 관심 있던 이들은 물론이고 그 밖의 사람들도 아우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과정에 참여했던 분들 중 몇 분이나 자신의 책을 출판하고 그에 관한 작업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이 과정에 참여하기 전에 책 혹은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참여하고 난 후의 시각에는 분명히 무언가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변화는 지금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는지 몰라도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분명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지금은 비록 작은 몸짓의 변화일지 몰라도 교장 쌤의 말씀처럼 이것이 꾸준히 이어지고 주변을 물들여 간다면 그때는 큰 파도와 같은 변화가 될 것이다. ‘어떤 하찮은 것도 쉬이 이루어지지 않으리니 나는 멈추지 않으리라’라는 시 구절처럼 책공방도 책공방의 꿈을 위해 멈추지 않을 것이다. 책공방이 꾸는 ‘내 책을 만들자’는 꿈이 책공방만의 꿈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꾸는 꿈이듯 많은 분들이 책공방과 동행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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